UFC 초창기 맨손 무규칙 격투, 어디까지가 진짜였을까?
지금의 UFC를 상상한다면 심판, 경기 시간, 체급 구분이 당연하다 생각하겠지만, 1993년 첫 대회였던 UFC 1에서는 이 모든 것이 없었다. 당시 슬로건은 "There Are No Rules(룰은 없다)"였고, 실제로 그 말이 거의 그대로 적용됐다. 맨손 싸움, 무체급, 무제한 라운드, 무규칙, 그리고 한쪽 손에만 글러브를 낀 복서까지 등장했던 UFC 초창기의 혼돈을 되짚어보자.
UFC의 시작: '무규칙 격투'라는 충격
1993년 11월 12일,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UFC 1은 전 세계 격투기계에 충격을 던졌다. 주최자였던 호리온 그레이시(Rorion Gracie)는 브라질 유산인 발레투도(Vale Tudo) 정신을 미국에 알리고자 했다. 발레투도는 “모든 것을 허용한다”는 뜻으로, 거의 모든 격투 기술이 허용되는 형식이었다.
그래서 첫 UFC 대회도 심판 판정 없이 오직 항복이나 KO로만 승부가 결정되었다. 체급 구분이 없고, 시간제한도 없으며, 이른바 ‘노 룰(No Rules)’이라는 콘셉트로 진행됐다. 단, 물기, 눈 찌르기, 급소 공격만이 유일한 금지 항목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허용되었다.
'맨손'이라는 룰 아닌 룰
오늘날 MMA 선수들은 손을 감고 글러브를 착용하지만, 초창기 UFC에서는 그마저도 없었다. 맨손으로 주먹을 휘두르는 것이 허용되었고, 이로 인해 부상이 속출했다. 심지어 어떤 선수는 신발을 신고, 어떤 선수는 맨발로 싸우는 장비조차 통일되지 않은 아수라장이었다. 아트 지머슨(Art Jimmerson)이다. 프로복서였던 그는 한쪽 손에만 글러브를 끼고 등장해 화제를 모았는데, 이유는 "한쪽은 타격용, 다른 쪽은 레슬링 방어용"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상대는 주짓수 마스터인 호이스 그레이시. 지머슨은 당황해 항복했고, 이 경기는 UFC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장면 중 하나로 남았다.
호이스 그레이시와 주짓수의 충격
UFC 초창기의 절대 강자는 단연 호이스 그레이시였다. 키도 작고 체중도 적었던 그가 거대한 선수들을 주짓수로 제압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체급보다 기술이 우선이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전파된 순간이었다.
그는 UFC 1에서 세 명을 차례로 꺾고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이후 UFC 2, 4에서도 우승하며 UFC의 기반을 다졌다. 당시 경기에서는 헤드버트, 손가락 관절 꺾기, 팔꿈치 공격 등 오늘날의 룰로는 상상할 수 없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UFC를 위협한 사회적 논란
그러나 이 ‘무규칙’은 오래가지 못했다. UFC가 인기를 얻자마자 정치권과 방송 규제 기관의 타깃이 되었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를 ‘인간 닭싸움(human cockfighting)’이라 비판하며 전국적인 금지 운동을 전개했다. 그 결과, 미국 36개 주에서 UFC 중계가 금지되기도 했다.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UFC는 점차 규칙을 도입했다. 체급 도입(1997), 라운드제 도입, 심판 판정 제도 정착, 글러브 착용 의무화 등 지금의 형태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스포츠’로서의 MMA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맺음말: 과거가 있기에 지금이 있다
UFC 초창기 맨손 격투와 무규칙 경기는 오늘날 MMA의 기틀을 만든 원형이다. 당시에는 잔혹하고 야만적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기술 간 비교, 무술 간 효율성 검증, 스포츠로서의 가능성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의 UFC는 전 세계인이 즐기는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러나 그 뒤에는 손 하나 감싸지 않고, 규칙 없이 싸워야 했던 무명의 선수들의 역사가 있다.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영광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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